"나도 사람이라 이렇게 됐다"…퇴장당한 벤투의 사과

입력 2022-11-30 07:32
수정 2022-11-30 07:35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이렇게 됐다. 미안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와 경기 종료 뒤 퇴장당한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사과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추가시간 막바지 한국의 코너킥 기회에 주심이 종료 휘슬을 불자 거세게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희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다. 내가 좋지 않게 반응한 것 같다"며 "이런 모습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지만,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이렇게 됐다. 우리에 대한 주심의 존중이 부족했다. 후반전에 명확하지 않은 판정을 내렸다. 아무튼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모범적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퇴장으로 내달 2일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된 데 대해선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최적의 상황은 아니지만, 팀은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다 함께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가나전 후반에 교체돼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강인에 대해선 "이강인은 내가 긴 시간 지켜봐 온 선수다. 이강인의 실력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우리 플레이 스타일에 녹아들면서 관찰하고 분석했다. 우리와 함께하면서 보여준 모습을 통해 선발했다. 그리고 월드컵 본선 두 경기에서 실력을 잘 보여줬다"고 했다.

한편, 가나전 주심을 맡았던 앤서니 테일러(잉글랜드) 심판이 고국에서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료 휘슬 시점과 벤투 감독에 대한 레드카드가 부적절했다는 이유다. BBC는 "한국은 종료 직전까지 코너킥을 얻어냈다"며 "테일러 주심은 휘슬로 한국의 희망을 뺏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 더선은 "모두가 영국 심판을 싫어하는 이유를 세상에 보여주는 심판"이라고 했고, 데일리메일도 "테일러는 팬들로부터 가장 멸시당하는 스포츠 심판"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