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8일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2라운드에서 가나에 2-3으로 패배한 가운데, 경기 후 울고 있는 손흥민에게 다가가 사진을 찍으려 했던 가나 스태프의 모습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ESPN의 축구 전문프로그램 ESPN FC는 29일(한국 시각) 새벽 공식 트위터에 한 사진을 올리면서 "가나 대표팀 스태프가 경기 후 '진짜로' 손흥민과 셀피(selfie)를 찍었다"고 썼다. 글 뒤에는 난감한 표정으로 땀 흘리는 이모티콘도 붙였다.
손흥민은 가나전이 패배로 끝나자 눈물까지 흘리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과 인사를 하던 가나 대표팀 스태프들도 손흥민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그는 이달 초 안와골절 부상으로 수술까지 받았지만, 세 번째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 특수 마스크까지 쓰고 출전을 강행했다.
고개를 숙이고 다른 스태프들과 얘기하고 있는 손흥민에게 검은 모자를 착용한 가나 스태프 한 명이 다가와 어깨에 팔을 두르고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손흥민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손흥민이 그 스태프의 휴대전화를 쳐다보지 않았으나, 이 스태프는 홀로 포즈를 취하면서 촬영을 시도했다. 같은 팀 동료 스태프가 결국 한 손으로 저지하면서 따가운 눈길을 보내자 이 남성은 자리를 떠났다.
ESPN FC의 이 글은 29일 9시 현재 리트윗 수가 4000개를 웃돌고 있다. 나이지리아 국적의 한 팬은 "(한국이 아닌) 나이지리아에서도 이런 행동은 비난받을 것"이라고 썼다. 일부 가나 팬들은 "우리가 모르는 사람이다. 그는 대표팀 스태프라기보다 경호 요원으로 보인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또 다른 팬은 "손흥민이다. 어떻게 카메라를 안 꺼낼 수 있었겠는가?"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이번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까지 0-2로 뒤지다 후반 13분과 16분 조규성의 잇따른 골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후반 23분 다시 모하메드 쿠두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