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외국인 매수세로 상승세를 탔던 삼성전자가 3주만에 ‘5만전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과 중국발 악재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28일 삼성전자는 1.48% 하락한 6만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5만9800원까지 떨어지며 약 3주만에 다시 5만원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9월 말 5만1800원으로 연저점을 경신한 뒤 서서히 상승세를 탔다. 내년 반도체 업황 반전에 대한 기대감 속에 중국 시장을 이탈한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사들이며 반사이익을 본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종가기준 지난 7일 6만원을 넘겼고 11일 6만2900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중국발 악재로 주가가 조정 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25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26% 하락했다. 중국 내 봉쇄정책이 강화되자 반도체 수요 부진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항셍지수는 28일 장중 한때 3%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2.35% 하락하며 8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점 역시 주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반도체 시장 규모는 경기 위축으로 인해 전년 대비 3.7% 감소한 5200억달러가 예상된다”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상반기까지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면서 전년 대비 11.9% 감소한 1325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하락하더라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매력과 내년도 업황 개선 등을 고려하면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낸드 플래시 업종은 업체들의 감산 움직임 속에 내년 상반기 중 업황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모리 반도체 업호아 반등과 파운드리 신규 고객이 확보되면 주가의 추가 상승도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