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팬들, 독일 경기에 외질 사진 들고 '인종차별 반대'

입력 2022-11-28 14:59
수정 2022-12-12 00:31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 팬들이 조별리그 E조 스페인과 독일의 경기에서 튀르키예(터키) 출신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34·이스탄불 바샥셰히르)의 사진을 펼치며 독일의 인종차별에 항의했다.

28일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스페인과 독일의 경기가 펼쳐진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 관중석은 카타르 팬들이 꺼내든 외질의 그림과 사진으로 채워졌다.

이 팬들은 한 손에 외질 사진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입을 막는 동작을 취하며 독일 대표팀에 대한 비판임을 명확히 했다. 앞서 독일 대표팀은 일본과 1차전 직전 함께 입을 가리면서 원 러브 완장 착용을 금지한 국제축구연맹(FIFA)에 항의했다.

성 소수자와 연대하고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이 완장은 동성애를 형사처벌하는 개최국 카타르에 대한 항의로 해석돼 왔다. 독일 대표팀이 월드컵 경기에서 카타르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자 카타르 팬들은 독일의 인종차별 문제를 들고 나와 맞불을 놓은 셈이다.

2009년부터 A매치 93경기를 뛴 독일 대표팀의 간판 미드필더 외질은 2018년 독일의 인종차별에 지쳤다며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튀르키예 출신인 외질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사진을 찍었다가 국가 정체성이 의심스럽다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특히 독일 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외질에게 비난의 화살이 몰렸다.

그러던 가운데 당시 독일축구협회(DFB)의 라인하르트 그린델 회장과 올리버 비어호프 대표팀 단장이 외질을 희생양으로 삼는 발언을 하자 그는 "나는 이길 때는 독일인이지만 질 때는 이민지가 된다"고 독일 내 만연한 인종차별 문제를 질타했다.

외질의 대표팀 은퇴 선언을 계기로 독일 사회에서는 이민자를 상대로 하는 인종차별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등장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