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집단운송거부)이 나흘째에 접어들면서 산업 현장의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정부가 28일 화물연대와 공식 면담을 할 예정이지만 안전운임제 영구화와 품목 확대를 놓고 입장차가 커 난항이 예상된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2788TEU로, 평상시(3만6655TEU)의 7.6%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하루 20만t이 출하돼야 하는 시멘트는 총파업 이후 2만t가량만 출하되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전국 건설 현장은 ‘셧다운’ 위기에 놓였다. 레미콘업계는 시멘트 운송 차질로 29일부터 전국적으로 생산 현장이 멈출 것으로 예상했다. 굳지 않은 상태로 배송되는 레미콘의 경우 최종 수요처의 적재 능력이 통상 이틀 정도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대처 능력이 부족한 소규모 건설 현장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건설 현장은 미리 비축한 자재와 공정 조정으로 버티고 있지만 중소 현장은 이 같은 대처가 쉽지 않아서다. 한 소규모 건설 현장 관계자는 “주말로 예정돼 있던 골조 자재가 오지 않아 사실상 공사를 중단했다”며 “레미콘업체들이 총파업을 이유로 레미콘을 보내줄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와 손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국토교통부는 건설 현장에 이어 이번주부터는 철강 등 다른 산업 분야 피해도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에선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등 자동차 생산공장 카캐리어가 대부분 운행을 중단해 로드탁송(판매용 차량을 운전해 운송)을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선 화물차를 이용한 출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철도·해상 운송만 이뤄지고 있다. SK·GS·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는 차량 70~80%의 화물기사가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사태 장기화 때는 주유소 휘발유·경유 등의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