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게이밍 모니터에도 적용한다. OLED 패널은 기존 LCD(액정표시장치)보다 색상이 뚜렷하며 응답속도가 빠르다. 모니터 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OLED 게이밍 모니터가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27형 크기의 ‘LG 울트라 기어 OLED 게이밍 모니터’를 공개했다. 신제품은 그간 LG전자가 내놓은 20~30형대 게이밍 모니터 중 OLED 패널이 탑재된 첫 사례다. 가격은 999달러로, 패널은 LG디스플레이의 OLED를 채택했다. 신제품은 최대 240㎐(헤르츠) 화면 주사율과 QHD 해상도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실시간에 가까운 0.03ms(1ms는 1000분의 1초, GtG 기준) 반응속도를 구현했다.
삼성전자도 첫 OLED 게이밍 모니터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2’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을 탑재한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OLED G8’을 처음 공개했다. 1800R 곡률의 커브드(구부러진) OLED 패널을 장착했다. 울트라 와이드 QHD 해상도와 함께 최대 175㎐의 고주사율과 0.1ms 반응속도 등을 지원한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등장으로 델 테크놀로지스, 에이수스, MSI 등이 개척한 OLED 게이밍 모니터 시대가 본격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화려한 그래픽과 높은 화면 전환 속도를 요구하는 게임 출시가 늘어나면서 게임의 유불리를 가를 수 있는 OLED 패널과 같은 고사양 스펙을 갖춘 게이밍 모니터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서다.
관건은 가격이다. OLED 패널 가격은 LCD와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3~5배에 달한다. 제조 원가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등의 여파로 올해 전체 모니터 패널 시장이 역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흥행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지적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OLED 게이밍 모니터가 ‘헤비 게이머’를 겨냥한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프리미엄 기기인 만큼 대외 경기와 수요는 큰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인 DSCC는 모니터용 OLED 패널 시장이 2026년까지(출하량 기준) 매년 95%씩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정보기술(IT)용 OLED 패널을 점찍고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며 “TV 외에도 모니터, 태블릿 등에 OLED를 채택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