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한 마을이 27년간 식수로 사용했던 물이 농업용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20여 가구로 구성된 울주군 한 마을에서는 지난 9월 수돗물이 평소보다 탁하고 아예 흙탕물에 가까운 물이 나오는 현상이 확인됐다.
일부 주민은 수돗물을 마신 뒤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기도 했다.
주민 신고로 조사에 착수한 울주군은 해당 마을이 1995년 개발한 농업용수 관정을 마을 간이상수도로 사용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사람이 음용하면 안 되는 농업용수가 27년간 식수 등 생활용수로 사용된 것이다. 그동안 마을 주민들은 깨끗한 지하수가 수원인 줄 알고 간이상수도를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농업용수는 마을 20여 가구에 수돗물로 공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이 민원을 제기했을 당시 수질검사 결과에서는 대장균 등도 검출됐다. 대장균이 포함된 물을 마시면 배탈이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울주군은 지난달 해당 마을에 긴급히 상수도 관정 시설을 설치했고 이와 유사한 사례가 없도록 간이상수도 관정을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흙탕물이 나온다는 신고를 받고 관정을 확인한 결과 농업용수 용도로 만든 관정인 사실을 알게 됐다"며 "신고 당시에는 수질검사에서 대장균 등이 검출됐는데 상수도 관정을 새로 설치한 이후로는 안전한 물을 공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