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국내 제약·바이오 종목 가운데 1주일 동안 가장 ‘핫(hot)’하고 ‘콜드(cold)’했던 종목을 쏙 뽑아 들여다봅니다. <한재영의 바이오 핫앤드콜드>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i>
11월 21~25일 한 주간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종목은 SK바이오사이언스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이 회사가 개발한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의 국내 수요 부진과 이에 따른 생산 중단 이슈로 급락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지난 21일 2.84% 하락한 데 이어 22일(-2.36%), 23일(-7.84%)에도 연이어 하락했습니다. 직전 주 18일에도 5% 넘게 빠졌는데 하락세가 이어진 겁니다.
기관은 지난 17일부터 7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고, 개인 투자자도 24~25일 이틀 간 순매도를 했습니다. 개인과 기관 순매도와 달리 외국인은 2거래일 간 순매수를 했습니다.
그 결과 이번주 초 주당 9만1400원에 거래를 시작한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8만16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대표적인 코로나19 수혜주인 SK바이오사언스 주가가 크게 하락한 건 이번주 나온 스카이코비원 생산 잠정 중단 소식 때문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우리 정부와 스카이코비원 1000만 회분(도즈) 선구매 계약을 맺었고, 지난 9월 이 가운데 초도 물량 60만 회분을 출하했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추가 주문이 없자 SK바이오사이언스는 후속 생산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스카이코비원 누적 접종자 수가 360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수요가 많지 않아서입니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알(유리병)'에 담은 완제품 생산을 멈췄을 뿐 원액은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은 원액과 완제로 구분해 생산하는데, 원액 생산 후 시장 수요에 따라 완제로 생산해 공급한다"고 했습니다.
바이알에 담긴 완제품 형태로는 냉장 보관을 해 유통기한이 있지만, 원액은 냉동 보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길다는 게 회사 설명입니다.
당장 출하될 수 있는 완제만 생산을 잠정 중단했을 뿐 언제 다시 정부 주문이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원액은 지속적으로 생산해두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은 SK바이오사이언스 실적 불확실성을 키우기에 충분했습니다.
정부의 선구매 물량에 대한 매출 추정치는 2000억원입니다. 이 가운데 원액에 대한 매출이 1400억원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완제를 생산하기 위한 원액은 대부분 생산이 이뤄졌기 때문에 1400억원은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완제로 이어져 출하가 되지 않아도 원액 생산에 따라 매출 반영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나머지 600억원은 완제에 대한 매출입니다. 이건 출하 규모에 매출이 좌우됩니다. 다만 초도물량인 60만 회분밖에 완제 출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큰 매출 반영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4분기 실적은 '어닝 쇼크'를 낸 3분기보단 개선되겠지만 당초 시장 기대치엔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 노바백스 백신 '뉴백소비드' 생산도 관심사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내년도 생산 물량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인데, 뉴백소비드 역시 글로벌 수요가 부진한 상황입니다. 현재보다 생산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노바백스는 또 다른 위탁생산 업체인 일본 후지필름에 위약금을 주고 생산 중단 결정을 내렸죠. 위약금을 주고서라도 생산을 멈춰야 손해가 덜 할 정도로 수요가 부진했던 겁니다.
최근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맺은 저소득 국가 공급 계약도 종료했습니다. 원래 세계백신면역연합은 노바백스로부터 3억5000만 회분을 공급받을 계획이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와 이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독감 백신 생산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유럽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신청한 스카이코비원 허가 승인이 나오면 완제 생산도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