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간호사들이 내달 사상 첫 대규모 전국 파업에 돌입한다.
25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은 영국이 공공보건 인력·재정 부족을 겪는 가운데 사상 첫 대규모 간호사 파업을 맞게 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간호사노조는 내달 15일과 20일 잉글랜드와 웨일스, 북아일랜드 지역에서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전국 규모의 파업은 106년 노조 역사상 처음이다.
간호사들은 물가 상승 속 생활고를 가중하는 임금 문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간호사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려면 임금 인상률이 19.2%에 달해 연간 100억파운드(약 16조원)의 비용이 든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잉글랜드에서 국민보건서비스(NHS) 기준 가장 많은 42% 비율을 차지하는 등급의 간호사 연봉은 2만7055파운드(약 4300만원)에서 3만2934파운드(약 5300만원) 수준이다.
최근 치솟는 물가로 간호사들이 가족과 함께 무료 급식소를 찾거나, 간호사 대신 다른 일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간호사 대신 다른 일을 찾는 사례가 늘면서 남은 이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 이후 이민 규정이 엄격해져 대체 인력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NHS 잉글랜드는 현재 의사 1만2000명과 간호사 4만7000명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간호사들의 대규모 파업은 영국 보건 서비스 위기를 벼랑 끝으로 내몰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이미 치료 대기 환자가 710만명에 달하고, 암 환자들조차 일찍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