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회피 설계 덕에…유진테크 영업익 3배 '껑충'

입력 2022-11-25 17:35
수정 2022-11-26 00:45
반도체 장비 제조기업 유진테크는 2010년대 후반 최대 150장의 웨이퍼에 얇은 막을 씌울 수 있는 ‘일괄처리(batch)’ 증착 장비 국산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특허청의 ‘특허 기반 연구개발(IP-R&D)’ 사업에 지원했다. 특허청 지원으로 미국 등 경쟁사 기술 분석을 하고 특허 회피 설계를 이뤄냈다. 장비 개발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매출(3246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60% 늘었다. 영업이익(739억원)은 3.3배나 뛰었다.

특허청은 유진테크를 비롯한 IP-R&D 사업 성과를 공유하는 ‘지식재산 혁신기업 총회’를 25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했다. 유진테크와 반도체 장비사 예스티, 분광기 제조사 파이퀀트 등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자동차 부품사 서연이화 등 6개사가 우수상과 장려상을 받았다.

IP-R&D는 특허청이 나서서 기업 연구개발 초기 단계부터 전 세계 특허 정보 분석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업의 연구개발 방향 설정을 지원하고 해외 장벽 특허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는다. 특허기술 공백 영역에 대한 유망 특허 선점까지 지원한다. 올해에는 총 713개 과제를 선별해 지원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유진테크 외에도 다양한 우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빛을 이용해 성분을 분석하는 분광기를 제조하는 파이퀀트는 비접촉식 피부 분석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특허청과 협업해 신규 특허 6건을 출원 등록했다. 글로벌 미용기기 회사 3곳과 납품 계약도 체결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설비에 적용하는 습도제어 장비 등을 제조하는 예스티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증착 공정 중 정전기 제거 기술을 확보하는 데 특허청 도움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시제품을 디스플레이 제조사에 납품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