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서울이 과녁”이라며 대남 위협 강도를 높였다. 우리 외교부가 최근 북한에 대해 추가 독자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따른 반응이란 평가다.
김여정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 외교부 것들은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도발’로 표현하며 ‘독자 제재’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는 나발을 불어댔다”며 “제재 따위나 만지작거리며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잔머리를 굴렸다면 진짜 천치바보들”이라고 말했다.
김여정은 “(한국) 국민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 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라며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서울이 자신들의 ‘핵 타격’ 목표라는 것도 내비쳤다. 김여정은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었다”며 “미국과 남조선 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에 필사적으로 매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 커질 것이며 그것은 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여정의 이 같은 발언은 남·남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전·현직 대통령 실명 비난과 비교를 통해 우리 사회의 분열을 유도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여정의 담화에 대해 통일부는 입장문에서 “도적이 매를 드는 식으로 우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담화는 외교부의 추가 독자 제재 방침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 22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로 의심되는 암호화폐 탈취 등 불법 사이버 활동을 차단하기 위한 대북 독자 제재 추진 계획을 밝혔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하며 도발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