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가 암호화폐 예치서비스인 '고파이(GOFi)' 투자금 상환을 잠정 중단한다고 24일 밝혔다. GOFi는 투자자로부터 받은 암호화폐를 암호화폐 대출업체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에 맡겨 수익을 내던 투자 상품이다. 최근 파산한 거래소 FTX에 암호화폐를 맡겨뒀다가 떼인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이 '출금 중단'을 선언하자 그 여파가 고팍스로 튄 것이다. 고팍스는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와 6주 안에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실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팍스는 지난 23일 "현재 진행 중인 고파이 상품(128차, 131차, 133차, 135차)은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의 상환 잠정 중단으로 지급이 지연될 예정"이라며 "고객 자산의 온전한 상환을 위해 제네시스 및 디지털커런시그룹(DCG)과 지속해서 소통 중"이라고 공지했다.
이번에 중단된 고파이 상품은 '고정형'으로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는 '정기예금'과 비슷한 구조다. 자유입출금식인 '자유형 상품'은 지난 16일부터 출금이 중단됐다. 이날 고정형 상품의 첫 원금 및 이자상환일이 도래했지만 이에 대한 지급이 중단된 것이다.
이 상품 2건의 원리금은 총 36억원을 웃돈다. BTC 고정 31일 상품의 원리금은 24억여원, 25일 상환 예정인 USDC 고정 60일 상품은 12억원이다.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의 출금 중단 탓에 고파이도 지급이 지연되는 가운데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은 아직 상환자금을 조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2일에는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이 투자자들에게 "파산을 준비해야할 수 있다"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도 알려졌다.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로부터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내년 초 만기가 오는 고정형 상품 2건을 합하면 피해액은 320억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고팍스는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 대신 다른 업체와의 협약을 통해 상환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고팍스는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와 유동성 공급을 포함한 협력 방안의 일환으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며 "고파이 서비스를 6주 안에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고팍스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팍스는 '고팍스에 매매하기 위해 맡겨둔 암호화폐는 고파이 투자금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고팍스가 보관 중인 암호화폐는 고객이 맡긴 암호화폐의 101.5%를 웃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