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최약체 중 한 팀으로 꼽혔던 사우디아라비아가 22일(현지 시각)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꺾은 가운데, 얼마 전 한국을 방문했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환호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됐다.
이날 빈 살만 왕세자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된 사진에는 빈 살만 왕세자가 가족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올라왔다.
사진에서 빈 살만 왕세자 가족들은 텔레비전 앞에 서서 사우디를 응원했다. 일부 가족들은 몸을 돌려 신을 향해 기도하기도 했다. 또 다른 사진에서 이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했다. 골을 넣은 직후나 경기가 끝나자마자 이같이 기쁨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국기를 들고 있는 친형 압둘라지즈 사우디 에너지 장관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도 게시됐다.
사우디는 이날 오후 1시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2 대 1로 꺾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9분 메시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3분과 8분에 사우디가 동점 골과 역전 골을 넣으면서 결국 사우디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미국 통계전문회사 닐슨 그레이스노트에 따르면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이길 확률은 8.7%에 불과했다.
사우디 대표팀은 물론 관중들은 마치 월드컵 우승이라도 한 것 같은 분위기다. 이날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압둘라지즈 빈 투르키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겸 체육부 장관도 사우디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자리에서 일어나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하기도 했다.
인디펜던트, 가디언, ESPN 등에 따르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경기 다음 날인 23일을 공휴일로 선포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번 공휴일은 모든 공무원과 민간 부문,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사우디 국민들은 경기 다음 날도 아르헨티나를 꺾은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됐다.
사우디는 오는 26일 오후 10시 폴란드와 2차전을 치른다. 이후 다음 달 1일 오전 4시 멕시코와 최종전에서 맞붙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