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23일 “이민이나 고령자의 고용 연장과 같은 예민한 이슈까지 면밀히 검토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인구미래전략’을 기획하겠다”고 밝혔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인구미래전략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그동안의 (저출산·고령화 관련) 정책이 출산율 제고에만 몰입했다면, 이젠 금기시돼온 이민 문제를 포함해 다양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민과 고용 연장의 내용이 담긴) 인구미래전략은 대한민국의 존망이 걸린 중요한 국가적 아젠다”라고 강조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인구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2005년 출범한 대통령 직속기구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있어 실질적인 정책 조율 및 조직 운영 권한은 부위원장에게 있다. 이날 회의는 나 부위원장이 지난달 취임한 뒤 주재한 첫 차관급 회의다. 기획재정부, 교육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등 당연직 위원에 해당하는 7개 부처 외에도 법무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법무부는 지난 5월 한동훈 장관 취임 이후 이민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도 내년 초부터 이민 정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회의에선 육아휴직, 주거 지원, 세제 혜택 등 청년층의 출산을 유도할 수 있는 각종 인센티브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나 부위원장은 “여전히 아이를 키우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아이를 낳는 것이 고난의 시작이 아니라 행복의 시작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나 부위원장은 또 “시행 중인 정책을 점검해 지원 대상을 복잡하게 제한하는 규제를 걷어내고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며 “다자녀가구 지원 정책은 체감도가 매우 낮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