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사진)는 “도의회가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출을 위한 마무리 추경 예산안과 내년도 예산안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22일 말했다.
염 부지사는 이날 수원 광교 경기도청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 진통 끝에 2차 추경안이 도의회를 통과됐지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 예산이 삭감돼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경기도는 1차 추경안에서 신용보증재단 출자 등을 통해 총 4000억원의 대출을 공급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위기를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숨통을 틔우기 위한 이차보전대출, 대환대출 등을 공급했다. 2차 추경은 두 달여 간 도의회를 공전하다 최근에야 통과됐다. 그러나 소상공인 대출을 위한 예산 114억원은 막판에 삭감됐다. 류광열 경기도 경제실장은 “(1차 추경을 통해) 9월 19일부터 현재까지 3500억원 이상, (한도의) 90% 가량의 신청이 들어왔고, 예산을 투입해 대출 1000억원을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염 부지사는 “이런 보증대출을 사용하는 도민의 대부분이 중위소득 80% 이하의 저소득자 혹은 신용등급 3등급 이하의 중·저신용자”라며 “어려운 여건에 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빨리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마무리 추경안과 내년도 예산에도 관련 예산을 반영했다.
지난 8월 경기도의 정무직 부지사엔 경제부지사에 임명된 염 부지사는 24일로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염 부지사는 “12년간 수원시장을 지냈고, 지방자치단체법 전부개정안을 만든 사람으로서 기초기자체 단체장 시절과는 광역 지자체가 국가 단위, 경제정책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염 부지사는 3선 수원시장을 지낸 정치인이다. 수원시장 세 번째 임기인 2020년에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현직 시장이 정당 최고위원이 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염 시장은 이때 인구 100만 이상도시에 ‘특례시’ 명칭을 부여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통과를 주도하기도 했다.
염 부지사는 “결국 지방자치와 문제는 한정된 재원의 배분에 대한 문제이고, 부지사로 일한 100일은 기초자치단체와 광역자치이 다르다는 점을 깨닫는 기간이었다”며 “특히 경제 정책에 대해선 광역지자체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특례시들은 일부 재정권한의 이양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광역 지자체들은 재정권한을 특례시에 배분하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반발하고 있다. 전임 수원시장인 그에게 부지사로서 입장이 달라진 것인지를 묻자, 그는 “중앙 재원의 일부가 광역지자체로 가야하고, 광역 지자체의 재원 일부는 현장에 가까운 기초지자체로 가야한다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기초지자체의 경우에도 인구 50만명이 넘는 도시에는 도시계획 뿐 아니라 재원(재정권)도 상당부분 이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례시 제도를 만들 때 ‘다른 기초 지자체의 재원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를 달아 현재로선 이 부분(재정권)을 고치기 힘들지만, 향후에는 바뀔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가장 큰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역사와 문화, 경제적 배경이 각기 다른 31개의 시·군 대부분이 서울의 위성도시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모든 교통이 서울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짜여져 있고, 경기도 안에선 순환조차 힘든 실정”이라며 “경기도 인구는 서울에 비해 450만명 가까이 많음에도 서울의 택지 공급 지로서 역할을 맡고 있고, 그로 인한 파생, 부수적 문제를 모두 떠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주의 개념으로 하나의 완성된 도시 구조를 갖기 위한 경기도의 정책이 만들어지고, 중앙정부와 조율해 나가는 게 도정의 핵심이 돼야한다”며 “산업적으로는 각 시군이 반도체, 미래차, IT 등으로 일률적으로 가는 발전 계획을 도가 나서 정리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지역화폐 예산의 국비 확보에 대해선 “승수효과가 워낙 큰 사업이고, 비목까지 완전히 사라졌으나, 행안위 예산소위에서 5000억원을 반영한 상황”이라며 “많은 시군에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최종적으로는 1000억언 가량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경기 국제공항 신설 프로젝트에 대해선 “‘수원 군공항 이전’ 이전에 경기도의 신 국제공항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바라봐야할 문제”라며 “바이오 반도세 산업이 발전한 경기 남부에선 수출입 물동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인천, 김포공항의 포화가 예상되는 10년후를 바라보고 추진돼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비 사업으로 하려면 복잡해질 일을 기부 대 양여 방식, 군공항 이전으로 확보된 재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며 “국제공항만이 아니라 항공 산업에 대한 클러스터, 배후 기지로서 신도시 등도 건설할 수 있다”고 했다. 경기도 공론화위원회 등에서 국제공항 신설과 배후 신도시 조성 계획 등이 공유되면서 최근 군공항 이전 대상지로 지목된 화성시의 여론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염 부지사는 “국방부의 소요에 알맞는지, 정부의 의지도 관건”이라며 “내년 예산에 국토부가 경기도 신 국제공항 필요성에 대한 용역을 하게 되면 분위기가 또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원=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