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의류 형태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신생아 황달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최경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을지대학교 병원과 가천대학교, 선문대학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실제 직물 기반의 웨어러블 청색 OLED를 개발해 신생아 황달 치료에 적용한 결과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최경철 교수 연구실의 최승엽 박사, 전용민 가천대 의공학과 교수, 권정현 선문대 교수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국제 저명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달 30일 게재됐다. 연구 결과는 속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신생아의 황달 치료는 광선 요법, 약물 투여, 교환 수혈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행된다. 이 중 광선 요법은 체내에 축적된 빌리루빈을 빛에 노출해 체외로 방출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신생아 황달 치료는 광선 요법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이런 방법은 신생아의 황달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신생아를 부모로부터 격리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치료하는 동안 모유 수유 중단, 청색광에 의한 망막 손상 방지를 위해 신생아의 눈은 반드시 눈가리개로 완전히 가려야 하는 등 번거로운 문제가 있다.
최경철 교수 연구팀은 황달 치료에 효과적인 470nm(나노미터) 파장의 고출력 고신뢰성의 청색 OLED를 사람이 착용 가능한 직물 위에 구현했다. 직물 기반의 청색 OLED는 4V 미만의 저전압에서도 황달치료에 충분한 출력을 확보했다. 또한 100시간 이상의 구동 수명, 35℃ 미만의 낮은 구동 온도, 물세탁 신뢰성, 2mm(밀리미터) 수준의 낮은 곡률 반경에서 1000회 이상을 견디는 유연성 등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470nm 파장을 갖는 청색 OLED를 신생아의 혈청에 조사했을 때 3시간 이내에 황달 치료가 완료됐다고 판단되는 빌리루빈 수치(12 mg/dL)에 도달했다. 기존 병원에서 활용되는 LED 황달 상용 치료기기 대비 균일하면서도 효과적인 황달 치료 성능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실제 신생아가 착용해 황달 치료가 가능한 성능 및 신뢰성을 갖는 섬유 기반의 청색 OLED 개발에 성공했다?며 "설치형 LED 치료기기의 단점을 보완하며 더욱 균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웨어러블 황달 치료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OLED 분야는 우리나라가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 추격이 예사롭지 않은 이 시점에, OLED의 다양한 응용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국과의 OLED 기술격차를 더 벌릴 수 있고, OLED 응용 중, 직물 위 OLED 기반 웨어러블 의료 기술개발로 바이오 헬스케어 시대에 맞는 OLED 응용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우리나라의 OLED 기술이 계속 선두를 유지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