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천막 설치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한 가운데 트위터에 '이태원 참사'를 언급했다.
지난 21일 전장연은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내 승강장 앞에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 농성을 위한 천막을 설치하던 중 이를 제지하려는 경찰과 충돌했다.
이날 오후 2시 45분께 지하철로 삼각지역에 도착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와 일부 회원들이 천막과 함께 하차하려 했고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소속 지하철 보안관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시민과 전장연 회원들, 경찰관 등이 뒤엉키며 큰 혼잡을 빚었고, 4호선 당고개 방향 열차 운행이 약 18분간 지연됐다. 전장연은 결국 승강장이 아닌 개찰구 앞에 천막을 치는 것으로 교통공사 측과 합의하며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이후 전장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태원 참사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경찰은 휠체어 탄 장애인을 둘러싸고 위험에 빠트렸다"며 "서울교통공사가 펜스까지 치며 기자회견을 방해해 장애인은 좁디좁게 펜스 옆 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글이 공개된 직후 네티즌들은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왜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는 거냐", "경찰이 무슨 잘못이냐?", "사람이 몰리는 지하철에서 시위를 안 하면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예산이 반영된 내년도 예산안이 확정될 때까지 천막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삭발식과 지하철 선전전도 그대로 유지한다. 전장연은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은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는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세계 장애인의 날'(12월 3일) 하루 전인 내달 2일 하루 전국 장애인들이 상경해 대규모 탑승 시위를 한다고 예고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