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 발표 주목…삼바·에이비엘 수혜 기대”

입력 2022-11-22 08:24
수정 2022-11-22 08:25
KB증권은 22일 알츠하이머 임상학회(CTAD)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의 긍정적인 성과가 발표되면서 중추신경계 질환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혜가 기대되는 국내 기업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이비엘바이오를 꼽았다.

올해 CTAD는 오는 29일부터 내달 2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학회에서 주목해야 할 후보물질은 에자이와 바이오젠의 ‘레카네맙’,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 타우렉스의 ‘HMTM’이다. 최근 로슈 ‘간테네루맙’의 임상 실패는 아쉽지만 충분히 의미가 있을 학회란 판단이다.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레카네맙 3상의 주요결과(톱라인) 세부 데이터다. 발표 시간은 학회 첫날 기조연설 직후에 배정됐다.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평가받았던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부진으로 아밀로이드베타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졌지만, 레카네맙은 지난 9월 긍정적인 3상 톱라인 발표로 아밀로이드베타 가설에 다시 불을 지폈다는 설명이다.

김태희 연구원은 두 건의 3상 결과가 엇갈렸던 아두헬름과 달리, 레카네맙은 깔끔한 임상 결과를 얻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레카네맙은 주평가지표인 ‘CDR-SB’는 물론 모든 2차 평가지표도 충족했고 부작용 이슈도 크지 않았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는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릴리는 도나네맙의 ‘TRAILBLAZER-ALZ 4’ 임상 주요 결과를 발표한다. 이 임상은 도나네맙과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을 직접 비교하는 ‘헤드-투-헤드(head-to-head)’ 임상이다. 김 연구원은 “180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3상과 별도 임상으로 환자 수가 200명에 불과하고, 주평가지표와 2차 평가지표에 CDR-SB 등이 포함되지 않아 경쟁 약물과 직접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아두헬름과 비교한 연구이기에 3상 결과를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타우 표적 후보물질인 HMTM의 3상 톱라인도 발표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HMTM은 투약 전 시점 대비 인지능력과 기초기능 지표가 개선됐고 주사제가 아닌 경구제며, 알츠하이머 경증~중등증 환자 대상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며 “임상 디자인의 문제로 위약군과 비교를 못한다는 점은 아쉽지만, 처음으로 타우 표적 치료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매한 3상 결과에도 아두헬름이 시판 허가를 받은 이후 중추신경계 약물의 기술이전이 활발해졌다”며 “이번 학회를 통해 레카네맙과 도나네맙 등의 긍정적인 결과가 발표된다면 중추신경계 질환에 대한 빅파마와 투자자의 관심은 다시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상장사 중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이비엘바이오의 수혜를 기대했다. 레카네맙과 도나네맙 모두 항체 의약품이기에, 출시된다면 위탁생산(CMO)의 높은 수요를 점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 증설로 생산여력이 있어 수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의 뇌혈관장벽(BBB) 투과 기술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아두헬름의 뇌 투과율은 1.5% 이하, 레카네맙은 0.5%에 불과하기에 알츠하이머 개발에서 BBB 투과 기술은 필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