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첨단해양산업 오픈랩(이하 오픈랩)’ 사업을 더욱 고도화하는 작업을 추진한다. 올해 마무리되는 1차 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내년부터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수리조선산업과 해양 스마트시티 관련 기술을 더 고도화할 방침이다.
KIOST는 2018년부터 진행한 오픈랩 1차 사업을 올해 종료하고, 내년부터 시작될 2차 사업 계획안을 21일 마련했다.
오픈랩은 국비 등 146억원을 투입해 해양과학기술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융합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공모 사업이다. KIOST는 조직 내 다양한 분야의 연구원과 지역 대학, 기업을 결합해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다.
해상 공간정보시스템(GIS)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기술과 기상 정보 등을 결합해 태풍 등 재난 상황에서 월파량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또 해외 설계도면 확보에 의존했던 해양플랜트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3차원 스캐닝 기술로 역설계 방식을 개발해 제품 국산화의 길을 열기도 했다.
내년부터는 부산지역 수리조선업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수리 조선소가 KIOST 본사가 있는 부산 영도구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KIOST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수리 조선소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해양대와 영도구 일대의 수리 조선소가 참여해 선박 가상 정비를 위한 시험 공간을 구축한다. KIOST는 오픈랩을 연계해 선박 가상화센터를 구축하고, 관련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중소형 선박을 건조 중인 대선조선과 조선기자재업체 한라IMS는 1차 사업에서 선박 가상화 모델을 기반으로 선박을 건조하거나 선박 AS(사용 후 서비스)에 활용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최 예정지인 북항 일대의 스마트시티 사업도 더욱 고도화될 전망이다. KIOST는 올해까지 해양 인공구조물 및 연안 지형 측량 자료를 수집해 연안 재해를 분석하고, 연안 기초정보를 조사했다. 내년부터는 올해까지 축적한 자료를 토대로 관리 모델을 구축해 해양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확보한 자료로 해양 인프라 가상화 모델을 구축해 시뮬레이션 시각화와 재난재해 모니터링 등의 사업을 수행한다. 파랑 및 해안선 모델을 구축해 북항을 넘어 전국 연안을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해양환경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관리 모델이 구축되면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은 물론, 연안 정보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해양 스마트시티 디지털 트윈 플랫폼이 만들어진다.
임학수 KIOST 책임연구원은 “지역 산업을 고도화하고 현안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사업”이라며 “2030 세계박람회를 통해 부산의 혁신 역량을 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