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 씨(52)의 친형 박 모 씨(54) 부부가 변호사 비용을 제외한 61억 횡령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21일 오전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부장판사 문병찬)에 따르면 박수홍의 친형 박 씨 부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첫 공판에서 이들 변호인은 "변호사 선임 비용 명목으로 임의 출금한 부분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친형 박 씨는 박수홍과 법적 분쟁이 일어난 뒤인 지난해 4월과 10월 박수홍의 출연료 등이 입금되는 회사 계좌에서 각각 1500만원과 2200만원을 인출해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박 씨 부부 변호인은 "대체적으로는 (횡령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법인카드 사용도 일부 부인하며 허위 직원 급여 내용도 부인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공판에는 친형 박 씨 부부와 박수홍 측 노종언 변호사도 출석했다. 검사가 공소장을 읽자 푸른 수의를 입고 피고인석에 나온 친형 박 씨는 괴로운 듯 눈을 감았다. 2차 공판은 12월 7일 열릴 예정이다.
재판이 끝난 뒤 노 변호사는 취재진과 만나 "혐의를 부인할 것은 예상한 상황"이라면서 "일부 부인한 것도 계좌에 확실한 증거가 찍혀 있고 충분한 증거가 있으니 전부 부인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박수홍의 아버지는 자신이 박수홍의 개인 자금을 관리하고 횡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형이 동생 돈을 관리하면서 빼돌린 것으로 보고, 부자간 재산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친족상도례를 적용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9월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친형 박 씨가 2011∼2021년 연예 기획사를 차리고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회삿돈과 박수홍 개인 자금 등 모두 61억 7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 한 바 있다. 형수 이 모 씨도 일부 횡령 가담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에 따르면 친형 박 씨는 박수홍의 개인 계좌에서 29억원을 무단으로 인출하는가 하면 회사 인건비 허위 계상으로 19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검찰은 부동산 매입 목적으로 11억7000만원, 기획사 신용카드 사용 9000만원, 고소인 개인 계좌 무단 인출 29억원 등도 횡령한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