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4분기 아파트 하락 거래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전국 아파트 거래는 1만5540건으로 이 가운데 5% 이상 대폭 하락한 건수는 5863건(37.7%)을 기록했다. 1~5%대로 내린 거래 2440건을 합치면 53.4%로 하락 거래가 전체 거래의 절반을 넘어섰다.
서울은 이 비중이 더 높다. 올해 4분기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모두 322건인데 이 가운데 5% 넘게 내린 거래는 166건에 달해 전체의 51.6%를 차지했다. 1% 넘게 내린 하락 거래를 모두 종합하면 65.5%로 10건 중 7건에 달하는 거래가 가격을 낮춰 맺어졌다.
전국과 서울 모두 5% 이상 대폭 하락 거래의 과거 최고치는 금융위기의 여파가 있었던 2008년 4분기였는데, 올해 4분기는 과거 최고치보다도 4~5%포인트가량 높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실장은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전국 아파트 거래절벽 속 '급매가 아니면 거래되지 않는' 하락 거래 위주의 시장이 형성됐다"며 "2008년 말에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단기적인 충격을 일부 해소했지만, 현재는 여전히 높은 물가, 미국 기준금리와의 역전 등으로 오히려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전망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높은 주택 금융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하락 거래 위주의 시장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