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 지난해 건강보험 지출에서 약값이 차지한 비율이다. 이 비율이 앞으로 더 늘어나 건강보험 재정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에서 지출한 약값은 21조2097억원으로 전체 지출의 24.1%를 차지했다. 2015년 14조986억원이었던 약품비는 최근 7년간 매년 7% 증가했다. 국내 의료비 대비 약값 지출은 19.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1%)보다 높다. 만 75세 이상 고령층이 5개 넘는 약을 90일 이상 처방받는 비율은 70.2%에 이른다. OECD 평균은 46.7%다.
질환을 없애는 대신 가격이 비싼 ‘원샷 치료제’가 증가하는 것도 건강보험에서 약값 지출을 늘리는 요인이다. 올해 8월 건강보험 시장에 진입한 노바티스의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즈마는 1회 약값만 19억8173만원에 이른다. 환자가 내는 598만원(최대 부담)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건강보험이 부담한다. 올초 한 토론회에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4~5년 안에 약제비 폭증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해법은 엇갈린다. 의사와 약사들은 ‘의약분업’을 재평가해 약값 지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약효가 떨어지고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비싼 복제약이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고 있다고 본다. 현재 국내 허가 의약품의 83%가 복제약이다. 지난해 복제약값 지출은 8조원을 넘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복제약값 인하는 의료비 지출 부담을 줄인다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제약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23조원으로 건강보험이 사실상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 국산 신약은 34개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신약 중심 정책으로 드라이브를 걸면 중소형 제약사는 생존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