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타버스…신사업에 힘주는 K팝 기획사들

입력 2022-11-20 17:32
수정 2022-11-28 19:22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표 K팝 기획사들이 게임, 메타버스 등 신사업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 아티스트들의 공연과 음원 수익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는 지난 1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2’에서 게임 개발회사 플린트의 게임 ‘별이 되어라2’ 퍼블리싱(유통)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별이 되어라’는 누적 매출이 3000억원에 달하는 인기 게임이다.

방시혁 의장은 이날 간담회를 열고 “게임은 대단히 매력적인 콘텐츠”라며 “게임 사업은 하이브가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영속성,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줄 분야”라고 강조했다.

하이브는 자회사 ‘하이브 IM’을 통해 게임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하이브 IM은 지난 3월 설립한 회사로, BTS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 ‘인더섬 with BTS’를 내놓았다. 하이브가 게임에 관심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엔 박지원 전 넥슨 대표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고, 2019년엔 리듬게임 개발사 수퍼브를 인수했다. 하이브는 앞으로 게임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플린트 지분도 일부 인수하기로 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서머너즈 워’ ‘미니게임천국’ 등으로 유명한 게임업체 컴투스와 협업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SM엔터 ‘SM 시네마틱 유니버스(SMCU)’. 컴투스 ‘컴투버스’ 등 메타버스 사업을 함께 추진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SM엔터의 아티스트 IP를 활용해 다양한 가상세계를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올초 네이버제트와 협업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신인 걸그룹 엔믹스 데뷔 관련 콘텐츠를 공개했다. 아티스트의 아바타를 구현하고, 연습실을 그대로 옮긴 메타버스 공간도 만들어 선보였다.

K팝 기획사의 이 같은 행보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기획사들은 아티스트의 IP 활용 방식을 지속적으로 고민해 왔다. 게임과 메타버스는 IP만 있으면 아티스트가 직접 활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BTS의 군입대처럼 아티스트의 공백을 메우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K팝을 좋아하는 세대와 게임을 즐기는 세대 모두 MZ세대(밀레니얼+Z세대)”라며 “기획사들이 사업을 확장하는 데 게임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