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 퇴직자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부당하게 임금을 삭감당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부장판사 홍기찬)는 지난 11일 인천공항공사 퇴직 근로자 5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번 소송을 진행한 원고는 인천공항공사 2급 전문위원직으로 근무하다가 지난해 말 정년퇴직한 전 직원들이다. 사측과 노동조합은 노사 협의를 통해 3급 이하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되,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정년 이전부터 임금을 일정 비율 감액하는 임금피크제를 2016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다만 원래 2급 이상 근로자들의 정년은 61세였다. 이에 원고들은 “2급 이상 직원은 정년 변경 없이 임금만 삭감되는 불이익을 받았다”며 추가 임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지난 5월 대법원이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기 때문에 무효라고 판단한 근거를 반영한 주장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인천공항공사의 임금피크제는 정부에서 내린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안과 노조의 동의에 따라 적법하게 도입됐다”고 맞섰다.
법원은 “인천공항공사는 원고들에게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삭감된 임금 등 총 3억5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퇴직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임금 분야에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를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인천공항공사의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해 하급심에서 내린 세 번째 판결이다. 앞선 판결들도 이번 사건과 동일한 쟁점을 두고 다퉜는데 공사 측이 승소하는 등 판결이 엇갈리고 있다. 8월 서울고법도 서울중앙지법 판결의 항소심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