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양식 건축물에서는 나뭇잎 무늬로 장식한 나선형 수직 기둥을 자주 볼 수 있다. 구약성경에서 솔로몬이 세운 예루살렘 성전 앞의 기둥을 본떠 만든 ‘솔로몬의 기둥’이다. 바로크 건축의 거장으로 꼽히는 잔 로렌초 베르니니도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을 솔로몬의 기둥으로 꾸몄다.
코르넬리스 데 포스(1584~1651)가 1630년께 그린 ‘기름 부음을 받는 솔로몬’에서도 바로크 건축물의 상징인 솔로몬의 기둥을 볼 수 있다. 그림 속에서 솔로몬은 왕위 계승 의식인 ‘기름 부음’을 받고 있다. 그는 다윗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 왕이 됐다. 뒷배경에 있는 나선형 기둥은 기름 부음을 받는 사람이 솔로몬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림을 그린 초상화가 데 포스는 바로크 미술의 대가인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제자였다. 그의 작품 곳곳에는 루벤스의 화풍이 녹아 있다. 이 그림 역시 18세기까지는 루벤스의 작품으로 여겨졌다. 전시는 내년 3월 1일까지.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