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삶을 엉망으로 만드는 '부정적 생각의 고리' 끊는 법

입력 2022-11-18 17:37
수정 2022-11-19 00:36
밝고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가짐이 우리를 건강과 행복으로 이끈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자주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고 만다. 의지와 결단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마치 자동항법장치가 비행기 경로를 알려주는 것처럼, 우리의 생각과 감정 역시 무언가에 의해 자동으로 조종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독일에선 ‘뇌과학’과 ‘신경과학’ 책들이 심심찮게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미지의 영역인 뇌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고, 계속해서 새로운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지난달 말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른 <뇌의 어두운 면(Die dunkle Seite des Gehirns)>은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의 고리를 끊어내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 슈테판 쾰시 교수는 세계가 주목하는 신경과학 연구자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1968년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난 그는 원래 바이올린을 전공한 음악가였다. 음악이 인간의 생각과 감정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커 심리학과 사회학을 공부했고, 2015년부터 노르웨이 베르겐대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


<뇌의 어두운 면>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삶 전체를 지배하는 ‘잠재의식’의 세계를 흥미롭게 소개한다. 자동항법장치처럼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잠재의식을 흔들어 깨우고, 우리의 삶을 엉망으로 만드는 부정적인 생각의 고리를 끊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원인이 어떤 사건이나 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뇌’에 있다고 설명한다. 비슷한 사건이라도 상황에 따라 다른 감정을 느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콘서트장에서 아름다운 바이올린 음색을 들을 때는 기분이 좋지만, 한밤중에 이웃이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리는 짜증을 유발한다. 저자는 “어릴 적부터 우리는 ‘어떤 사건 뒤에는 어떤 감정이 따른다’는 식으로 사건이 감정의 원인이라고 배웠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것은 사실 뇌의 무의식적인 반응 때문이지 사건 자체가 아니다”고 강조한다.

이기적이고 게으른 뇌는 변화를 싫어한다. 뇌는 무의식적으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한다. 잠재의식은 어떤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기도 전에 번개 같은 속도로 위험이나 보상을 결정한다. 불행하게도 이런 무의식적인 사고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하고, 결국 나중에는 후회하도록 만든다. 무의식적인 사고는 안정적인 것을 선호하며, 통계와 확률을 무시하고, 새로운 정보에 근거해 오래된 생각을 업데이트하는 것을 방해한다. 우리가 이미 소유한 것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고, 남들의 결점이나 단점을 더 빨리 알아차리도록 만든다. 게다가 우리의 기분이나 감정도 왜곡시킨다.

책은 우리 인생을 불평불만으로 가득한 구렁텅이로 몰아가는 온갖 부정적 감정의 책임이 ‘잠재의식’과 ‘무의식’에 있다고 결론 내린다. 잠재의식에 이끌려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습관에 일종의 필터 장치를 제안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