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8일 16:0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에너지가 1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한다. 올 초 9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가파른 금리 상승과 레고랜드 발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공모채 발행이 쉽지 않은 가운데 녹색채권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이날 만기 2년짜리 사모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정부의 회사채 CP(기업어음) 매입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KDB산업은행(산은)이 채권을 인수해 시장에 매각할 예정이다.
한화에너지는 신용등급 A+(안정적)로 우량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A등급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도 대거 미매각 사태를 빚었고 조달 금리도 6%를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녹색채권은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데다 ESG경영(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할 수 있어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에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산은은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4월부터 신용등급이 A등급 이하인 비우량 기업의 회사채를 인수해 채권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엔 ESG채권 유동화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중견 기업의 사모 ESG채권을 인수해 신용 보강을 지원해왔다.
한화에너지는 조달한 자금을 군산 산업단지 내 열병합발전소 가동을 위한 우드펠릿 구매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여수와 군산에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군산 사업장은 유연탄과 우드펠릿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우드펠릿은 국제산림관리협회의 인증을 받은 목재로 만든 연료로 다른 연료 대비 친환경적이며 온실가스 배출이 적어 탄소중립 연료로 평가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녹색채권에 최고등급인 그린1(Green1)을 부여했다. 올 2월 한화에너지가 발행한 만기 3년짜리 900억원의 녹색채권도 최고등급을 받았다. 당시 조달한 자금은 태양광 발전 사업을 하는 해외법인 증자에 사용됐다.
업계는 녹색채권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녹색채권을 발행한 기관은 76곳, 발행 종목은 204종목으로 상장 잔액은 19조5900원 규모다. 올 초엔 한화솔루션이 3년물 275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해 완판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LG화학, 롯데케미칼, 포스코케미칼 등이 녹색채권을 발행했고 SK, 금호그룹 등이 발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