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기간 MBC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이유에 대해 "국가 안보의 핵심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는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에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수호할 책임의 일환으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관련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MBC가 윤 대통령의 지난 9월 미국 순방 도중 비속어 논란을 최초 보도한 데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현장에 있던 MBC 기자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무엇을 왜곡했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언론의 책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언론도 입법·사법·행정과 함께 민주주의를 받드는 기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사법부가 사실과 다른 증거를 조작해서 판결하면 국민이 '사법부는 독립기관이니 거기에 문제 삼으면 안 될 것'이라고 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중 전용기에서 특정 언론사 기자들과 별도 면담을 가진 데 대해선 "제 개인적인 일"이라며 "취재에 응한 것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26일 MBC의 비속어 논란 보도 이후 출근길 회견에서도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트리는 일"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