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가 쐈다"는 젤렌스키에…바이든 "증거 없다" 면박

입력 2022-11-17 17:53
수정 2022-11-18 01:38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이 러시아 것이라고 주장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증거에 입각한 얘기가 아니라며 공개적으로 일침을 날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취재진으로부터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것은 증거가 아니다(That’s not the evidence)”라고 답했다.

미국 등 서방이 폴란드를 타격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대공 미사일 낙탄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여전히 그 미사일은 러시아가 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근거 없는 말을 한다며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5일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이 사망했고, 그 즉시 러시아 소행설이 불거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즉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폴란드 영토에 미사일이 떨어진 이번 사건은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규탄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바로 다음날 인도네시아 발리 G20 회의장에서 “러시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강력히 규탄하며 기세등등하던 젤렌스키 대통령으로선 매우 무안한 상황이 된 셈이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이 미사일은 러시아가 쏜 것으로 믿는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진상 조사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런 발언에 바이든 대통령이 또다시 바로 반박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낯을 깎는 모양새가 됐다.

한편 러시아의 침공으로 묶인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위해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맺은 4자 합의가 120일 추가 연장됐다고 17일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AFP·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합의는 지난 7월 120일 기한으로 맺어져 11월 19일 만료될 예정이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