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요청으로 정 실장 아파트에서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받기 전 기자들과 만나 "정 실장이 집으로 오라고 해서 간 것"이라며 "제가 그 아파트에 사는 것은 아니니까 계단 CCTV가 어디에 있고 이런 것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상식적으로 엘리베이터에 CCTV가 있다고 생각해서, 계단으로 가면 몇 층으로 가는지는 안 나오니까 (정 실장을) 배려하는 입장에서 5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그때는 보호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검찰이 정 실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대해 "그거야 검사님들이 하실 일이고 나는 사실대로 진술하고, 문제가 있으면 벌을 받든 조사를 받든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야권에서 '비겁하게 혼자 빠져나가려고 자백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그는 "자백하는 사람이 왜 빠져나가나. 이런 것들을 오히려 정쟁으로 삼으려는 것 같다"며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은 그분들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비겁이라는 단어는 숨어서 쓰는 것은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정 실장의 요구로 3000만원을 마련한 뒤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를 피해 계단으로 올라가 돈을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아파트 계단 앞에도 CCTV가 설치돼 있어 모습이 찍힐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유 전 본부장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