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칠면조 파티' 어쩌나…英, 사상 최악 조류독감 확산

입력 2022-11-17 13:39
수정 2022-11-17 13:41


영국에서 매년 크리스마스 식탁에 오른 칠면조 요리가 올해는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영국에 사상 최대 규모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연말 대목을 앞두고 소매업체들은 재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BC는 최근 영국에서 조류독감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칠면조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일부 식료품점은 연말을 앞두고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계란 프라이·계란찜·스크램블 에그 등 계란 요리도 식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슈퍼마켓 체인인 리들은 쇼핑객에게 계란을 3상자까지 살수 있게 제한했고 아스다에서도 2상자만 구입이 가능하다.

영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AI 확산에 직면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7일 AI에 감염되지 않도록 모든 가금류를 실내에서 사육하도록 농가에 명령했다. 지난 1년간 영국에서는 200건 이상의 AI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영국 칠면조 방목 농가는 AI로 인해 칠면조 40%를 폐사했다.

영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11.1% 오르며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칫 AI 확산으로 가금류 공급이 줄어들 경우 식료값을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도 AI 확산에 비상이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PC)에 따르면 올들어 유럽에서 거의 5000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최근 1년간 네덜란드에서는 거의 600만마리가 폐사됐고 스페인·불가리아·덴마크·프랑스도 큰 타격을 받았다.

미국에서도 AI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추수 감사절(24일·11월 네번째 목요일)을 앞두고 인플레이션과 맞물려 칠면조 가격이 작년보다 73% 급등했다.

한편 2003년 조류독감이 처음 중국에서 발병한 이후 지금까지 4억1000만마리 이상이 살처분됐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