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건설노동조합의 불법 파업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건설업황이 날로 악화하는 가운데 건설노조 파업으로 건설업계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16일 국회에서 대한건설협회 등 주요 건설단체와 비공개 간담회를 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각종 건설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건설노조의 불법파업 실태와 파업 근절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성일종 정책위 의장은 한국경제신문에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여러 주체를 불러 다양한 얘기를 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설노조의 파업은 올 들어 빠르게 늘고 있다. 건설노조 집회의 대부분은 “우리 조합에 소속된 근로자만 고용하라”는 ‘채용 강요 시위’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조합원이나 다른 조합 소속 근로자를 채용할 경우 확성기를 크게 틀거나 수십 명이 몰려가 현장 입구를 막으며 공사를 방해하기도 한다.
주체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다.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우리 조합원을 고용해달라”는 취지로 신고한 집회 건수는 올해 10월까지 1269건에 달한다.
집회가 잦다 보니 ‘폭력 집회’로 변질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7월에는 서울 잠원동의 한 재건축 현장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2명과 한국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5명이 서로에게 욕설을 하고 주먹을 휘두른 혐의(공동폭행)로 검찰에 송치됐다. 여기에 오는 24일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건설현장의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친노조 행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란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한국노총에 이어 이날 민주노총을 찾아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처리를 강조했다. 노란봉투법이 노조의 불법행위나 파업에 따른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법인 만큼 여당은 ‘불법 파업 근절’을 주요 슬로건으로 내걸었다는 설명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