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86조3항' 뭐길래…양곡법 살아돌아오나

입력 2022-11-15 18:09
수정 2022-11-16 01:04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저지해야 할 정부가 ‘국회법 86조3항’ 앞에 비상이 걸렸다. 국민의힘 소속인 법제사법위원장의 반대에도 개별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로 넘어갈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조항이기 때문이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지난달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를 전제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통과 당시만 해도 법사위에서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처리를 막아 실제 입법화는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법안이다.

이 같은 낙관론이 뒤집힌 것은 ‘법사위에 회부된 법안을 60일 이내에 이유 없이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소관 상임위원장이 국회의장에게 해당 법안의 본회의 부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국회법 86조3항의 해석이 쟁점으로 부상하면서다. 이 조항에 따르면 법사위가 양곡법 개정안을 60일 이내에 처리하지 않으면 농해수위에서 직접 본회의에 해당 법안을 올릴 수 있다. 국민의힘이 이를 반대하더라도 농해수위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가능하다. 19명의 농해수위 의원 중 민주당 의원은 11명으로 민주당 출신인 윤미향 의원까지 합하면 요건이 충족된다.

국회 관계자는 “아무도 신경 안 쓴 조항이 쟁점이 되고 있다”며 “해당 조항 적용 자체가 거의 처음이라 여야 협상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고재연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