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로 예정된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내한 공연에 또 한 번 먹구름이 드리웠다. ‘현대 음악계의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80)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크리스티안 틸레만(63·사진)마저 건강이 악화하면서다. 452년 전통의 명문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독일 출신 세계적인 지휘자 틸레만의 지휘를 기대했던 클래식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틸레만의 건강 회복 속도가 관건인 가운데 베를린 슈타츠카펠레가 세 번째 지휘자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
15일 공연계에 따르면 틸레만은 어깨 질환을 이유로 17일부터 이틀간 룩셈부르크에서 열릴 계획이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의 공연에 오르지 않는다. 독일 출신 지휘자 다비트 아프캄과 러시아 출신 지휘자 투간 소키예프가 대신 지휘에 나선다. 틸레만이 건강상의 이유로 지휘를 포기하면서 오는 28일과 30일 각각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되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의 내한 공연 성사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당초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월드클래스’ 바렌보임과 함께 서울을 찾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바렌보임은 공연 한 달여를 앞두고 ‘심각한 신경계통 질환’을 이유로 지휘를 못 하겠다고 통보했다. 공연 주최 측인 마스트미디어는 틸레만을 새로운 지휘자로 초청했다. 상당수 클래식 팬 사이에서는 ‘전화위복’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농익은 작품 해석으로 최상의 연주를 이끄는 틸레만의 솜씨를 접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마스트미디어는 틸레만 지휘의 공연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마스트미디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지휘자 교체 계획이 없고, 틸레만과 연락 과정에서 공연 취소 관련 대화는 나오지 않았다”며 “틸레만의 어깨 상태가 더 나빠진다면 다른 가능성을 논할 수 있겠으나 지금으로선 계획대로 공연하는 방안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