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印尼 새 수도에 '에어택시' 띄운다

입력 2022-11-14 21:31
수정 2022-11-15 00:46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네시아 정부와 현지 미래항공모빌리티(AAM·Advanced Air Mobility) 사업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AAM 구축의 최적화 지역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에서 성과를 낸 뒤 글로벌 시장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인도네시아 신수도청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현지 AAM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3월 신설된 신수도청은 인도네시아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누산타라(동칼리만탄)로 이전하는 업무를 총괄하는 정부 조직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신재원 현대차 AAM 본부장(사장), 밤방 수산토노 인도네시아 신수도청장 등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동남아시아 최대 항공 시장을 보유한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AAM 시장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국토가 1만80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져 육로 교통이 발달하기 힘든 구조다. 특히 신수도 이전 과정에서 인프라를 전부 새로 깔아야 하기 때문에 AAM 구현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기존 시설·법령과의 마찰이 적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MOU를 통해 신수도 AAM 생태계 구축을 주도할 전망이다. 현지 AAM 적용 계획을 수립할 뿐만 아니라 항공과 연계된 지상 모빌리티 체계도 함께 검증하기로 했다. 이어 기체 시험 비행을 추진하는 등 AAM 실증사업도 적극 펼칠 예정이다.

수산토노 인도네시아 신수도청장은 “인도네시아 신수도는 AAM 도입의 살아 있는 실험실”이라며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양국 정부·기업 간 MOU 10건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 외에도 LG CNS가 현지 신수도의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해 신수도청과 협력하기로 했다. 양측은 스마트시티 추진을 위해 별도 실무팀을 구성하고 관련 논의를 강화할 계획이다. 광해광업공단도 현지 니켈협회와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MOU를 맺었다. 양측은 현지 광산 프로젝트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탐사·투자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도 각각 ‘자카르타 중전철(MRT) 4단계 개발 협력 MOU’와 ‘해양 교통 협력 MOU’를 현지 교통부와 체결했다.

박한신 기자/발리=김인엽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