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강원중도개발공사(GJC) 회생 신청 결정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레고랜드 사태'를 촉발한 '고의부도'라며 도의 안일한 문제의식을 지적했다.
14일 민주당 김진태발 금융위기 진상조사단은 강원도청을 찾아 정광열 경제부지사를 비롯한 실·국장 등과 가진 면담에서 고의부도 의혹부터 기한이익상실(EOD) 인지 여부, 채권시장 충격 전후 정부 부처와의 소통 등을 두고 질문 공세를 이어갔다.
오기형 의원은 "강원도 이야기를 들어보면 충분히 채무를 갚을 수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안 갚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고의부도가 아니라고 사실관계를 호도해서는 안 되며, 만기일에 지급하지 않았으면 부도라는 게 금융시장의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진상조사단은 지난 9월 28일 강원도가 회생 신청을 발표한 뒤 기한이익상실로 인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처리 과정에서 ABCP 발행 주관사인 BNK투자증권과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이용우 의원은 "조사단에서 BNK투자증권으로부터 받은 공문을 보면 '강원도와 회생 절차 관련해서 공문으로 의견을 주고받은 일이 없다'는 취지의 답이 왔다"며 "회생 절차 전에 기한이익상실에 대해서 법률검토를 한 게 없다면 문제가 있다"고 따졌다.
김종민 단장은 "BNK투자증권도, GJC도 회생 신청은 곧 부도로 간주한다고 계약서 조항에 있다고 하는데 도에서만 없다고 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며 "뭔가 잘못 알고 있다면 강원도에 엄청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회생 신청 발표 이후 10월 11일 채권단 회의가 열릴 때까지 레고랜드발 신용평가보고서가 2∼3개가 나왔다"며 "시장에선 상당히 민감하게 흘러가고 있었는데 이걸 덮거나 관심이 없었던 것"이라고 쓴소리했다.
진상조사단은 강원도가 행정안전부나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와 이렇다 할 협의가 있었음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 점도 비판했다.
또 전임 도정이 GJC와 일주일에 1∼2회 회의를 하는 등 긴밀하게 소통했던 점과 견줘 새 도정 들어서는 소통이 없었던 일을 근거로 의도적으로 소통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의심했다.
강원도 측은 보증채무 불이행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BNK투자증권이 일방적으로 ABCP를 부도 처리한 점에 유감을 거듭 표현하며 회생 신청 발표 역시 기한이익상실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한편 허영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 김진태 지사가 불참한 일을 두고 "이런 자리에 지사가 함께해 어떤 쟁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책임자로서 깊이 인식해야 하는데 일부러 피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과 시장을 향한 진솔한 사과를 촉구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