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개인 일정 부적절" vs "관광지 갔으면 더 물어뜯어"

입력 2022-11-13 20:56
수정 2022-11-13 22:33

윤석열 대통령의 첫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부인 김건희 여사가 현지 병원 방문 등 독자 행보를 한 것을 두고 일부 야권 인사들이 "왜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출신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 등) 국내 상황을 고려해 앙코르와트를 방문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우리 의료진이 일하고 있는 의료원을 방문, 환아를 격려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왜 비판받을 일인가"라고 적었다.


김 평론가는 "일부 야권 인사가 ‘왜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 개인 일정에 나섰냐’ 혹은 ‘왜 사진을 많이 뿌리냐’고 비판했는데 그야말로 비판을 위한 비판이다"라며 "윤 대통령 내외가 이번 순방 일정을 앞두고, 많은 젊은이가 목숨을 잃은 참사를 고려해 과연 떠나야 하는가를 상당히 고민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도 한미·한일 양자 회담과 한미일 정상 회담, 그리고 아세안+3, G20 등 워낙 중요한 회의와 의제가 산적해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국익을 위해 나섰다는 것이 대통령 스스로의 설명이기도 했다"면서 "아세안 정상 회담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되었고, 정상 배우자들은 캄보디아의 상징과도 같은 ‘앙코르와트’를 방문하는 일정이 계획되어 있었으나, 김 여사는 방문에 합류하지 않고, 현지 ‘헤브론 병원’을 찾아 환아들을 만나고 의료진을 격려하는 일정을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헤브론 병원’은 우리나라 의사인 김우정 원장(69)이 캄보디아에서 이미 2006년경부터 의료 봉사하다가, 프놈펜 외곽의 가정집을 리모델링해 저소득 환자들을 무료로 진료하기 위해 세운 의료원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 곳이다"라며 "대가 없이 사랑의 인술을 펴 온 김 원장은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에 ‘아산상’ 대상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 평론가는 "만약 김 여사가 다른 정상 배우자들과 함께 앙코르와트에 갔다고 한번 가정해 보라. 그랬다면 국가의 참사를 잊고 관광지에 갔느니 마느니 하며 하이에나 떼처럼 덤벼들어 물어뜯는 인사들이 어디 한둘이었겠는가"라며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 내외는 활주로가 짧은 앙코르와트를 방문하기 위한 목적으로 원래 타고 갔던 공군 1호기 이외에, 별도의 공군 2호기를 급파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왜 사진을 많이 뿌리냐며, 혹자는 봉사 활동했던 배우 오드리 헵번의 이미지로 연출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는데 국제구호단체의 친선 대사를 지냈던 김혜자 씨나 정애리 씨도 같은 구도의 사진이 여러 장 나와 있으니 참조하시라"라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이날 앙코르와트 방문 일정 대신 프놈펜에 사는 14세 소년 집을 찾았다. 선천성 심장 질환을 앓는 이 소년은 전날 김 여사가 찾았던 헤브론의료원에서 지난 2018년 심장 수술을 받았다. 김 여사가 병원을 찾아 어린이들을 만난다는 소식을 듣고 참석하려 했지만, 최근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어서 오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 소년의 사연을 접한 김 여사가 정상 배우자 공식 프로그램 일정 대신 소년의 집을 찾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