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우리나라 역사를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여행 유튜브를 봤어요.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게, 정말로 같이 여행하는 것 같았죠. 그렇게 책을 써봐야겠다고 한 결과물이 바로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입니다.”
아마추어 역사가 황윤 씨(43·사진)는 2020년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백제 여행>을 시작으로 최근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강원도 여행>까지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로 7권의 책을 펴냈다. 경주 여행편은 4쇄까지 찍었다.
그를 아마추어 역사가라고 한 것은 따로 역사를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역사를 좋아했어요. 사학과에 가려고 했지만 취업 등 여러 이유로 법대를 선택했죠. 그래도 역사에 대한 열정은 식지가 않더군요.” 사학자는 아니었지만 그는 역사책은 물론 최신 논문까지 섭렵했다. 대학 졸업 후엔 인사동 고미술점에서 일했다. 일본을 오가며 도자기 등을 거래했다. 2010년 <중국 청화자기>란 책을 낼 정도로 이 분야에선 상당한 전문가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터졌다. 일본행이 막혔을 때 책이나 써보자고 한 게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다. 고고학 시리즈를 4권까지 내고 아예 전업 작가로 나섰다. 그는 “고미술품 일도 재미있었지만 스트레스가 엄청 났다”며 “책만 쓰기로 하고부터는 스트레스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면허도 없다. 대중교통으로만 전국 곳곳을 돌아다닌다. 그런데도 힘들지 않다고 했다. 시리즈를 30권까지 낸다는 목표가 허튼 말이 아닌 이유다.
그는 “역사는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좋다”고 말했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 것도 좋죠. 하지만 당시 사람들이 처한 상황을 상상해보는 게 더 재미있어요.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배로 133척의 적을 물리쳐야 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는 식이죠.”
그는 <박물관 수업> <박물관 보는 법>이란 책을 내기도 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해선 한국 유물만 있어 아쉽다는 목소리도 냈다. 그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물 구입비가 연 50억원에 불과해 기증에 의존하고 있다”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처럼 현금을 기부받아 유물 구입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