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현장지휘 용산소방서장 "자리 연연 안해…책임질 각오"

입력 2022-11-12 07:29
수정 2022-11-12 07:30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현장을 지휘했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질 각오가 돼있다고 밝혔다.

최 서장은 지난 11일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행정감사에 출석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는 요청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질 각오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어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있지 않느냐는 질의에 "같이 출동한 감찰 주임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물치료 중이고 저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고 대답할 부분은 답하겠다"며 "수사 단계에 있어 심정 토로가 수사에 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에 종료되고 기회를 주면 말하겠다"고 말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 서장은 지난달 29일 사고 현장에서 200m 떨어진 이태원 파출소에서 대기하다가 119 신고가 접수된 이후 즉시 출동해 오후 10시28분 현장에 도착했다.

최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최 서장과 지휘팀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잇따라 입건했다.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출동이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대응하지 않았으며 사고 발생 이후 소방대응단계 발령을 신속하게 하지 않았다는 게 특수본의 판단이다.

소방노조는 최 서장의 입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김주형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장은 지난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최 서장 입건 조치가 부당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제가 그 자리에 있어도 그분보다 더 잘했을지 의문"이라고 답했다.

김 본부장은 "(최 서장이) 근무가 아닌 날 현장에 와서 직원들을 격려했고, 사고가 발생한 그 시간도 초저녁부터 현장에 계셨다"며 "(사건 발생 당시) 현장 대원들보다 먼저 뛰어가셨고 '이 사람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 서장의 입건 소식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태원 참사 직후 최 서장의 브리핑 장면을 언급하며 "구조하느라 힘들어 손을 떨며 브리핑하는 소방서장을 국민이 다 봤다", "당일 제일 고생하신 분 같은데 납득할 수 없다" 등 반응이 나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