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최근 인플레이션과 환율이 비교적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긴축적 통화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물가 안정 기조를 공고히 하고 인플레이션 수준을 낮추는 것은 여전히 한국은행의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오는 24일 예정된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대신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은·한국경제학회 공동 국제콘퍼런스 개회사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속도도 Fed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금리 인상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 총재는 앞서 연 3%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최종 금리는 연 3.5%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빨랐기 때문에 경제의 다양한 부문에서 느끼는 경제적 압박의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비은행 부문에서 금융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에 대해 “굿 뉴스(good news)”라면서도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반응을 내놨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좋은 뉴스지만 얼마나 오래갈지, 글로벌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국내 시장 상황까지 다 보고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