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없이는 흥행도 없다.”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신작 흥행 여부가 성적을 좌우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외부 활동 증가로 게임 이용 시간·금액이 줄면서 신작이 없거나 흥행에 실패한 기업은 기대만큼의 실적을 내지 못했다. 게임업체들은 올해 말부터 신작을 선보여 불황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신작에 울고 웃은 게임업계
3분기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회사는 넥슨이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975억엔(약 9426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15억엔(약 3049억원)으로 3분기 기준 최대치다. 지난 8월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히트2’가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까지 올랐고, 3월 선보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매출이 6042억원, 영업이익이 1444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7%, 영업이익은 50% 증가했다. 작년 4분기 내놓은 모바일 게임 ‘리니지W’ 효과 덕분이다. 하지만 리니지W의 매출이 1분기 373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 추세라는 점이 불안 요소다.
넷마블은 1·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매출은 69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었지만 영업손실 38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7월 출시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외화차입금 관련 환산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주력 시장 가운데 한 곳인 인도에서 7월 폭력성 등의 이유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차단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은 4338억원, 영업이익은 14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9%, 28.2%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도 기대작인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출시했지만 8월 운영 미숙, 한국 유저 차별 등의 논란으로 이용자 이탈이 이어져 ‘어닝 쇼크’를 맞았다. 매출은 30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37억원으로 2% 늘었다. 북미·유럽 겨냥한 신작 잇달아 출시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거래액은 작년 11월 707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9월 5372억원까지 감소했다. 이용자 수 역시 올해 1월 2402만 명에서 9월 2322만 명으로 줄었다. 업계에선 경기 불황과 외부 활동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들은 PC와 콘솔에서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크로스플랫폼 게임으로 콘솔 위주의 북미·유럽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다음달 2일 출시하는 ‘칼리스토 프로토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인칭 액션 서바이벌 호러 게임으로 사전 예약자 가운데 미국과 유럽 이용자 비중이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넥슨도 내년 ‘퍼스트 디센던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워헤이븐’ 등 신작을 줄줄이 선보일 예정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경우 PC·콘솔은 물론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는 멀티 플랫폼 게임으로 내년 1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내년 상반기 PC·콘솔용 MMORPG ‘스론 앤 리버티(TL)’로 만회에 나설 계획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