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제조사 쥴, 파산 막기 위해 투자유치 및 감원

입력 2022-11-11 15:25
수정 2022-11-25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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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자담배 업체 쥴랩스가 재정 건전성을 개선하려 직원 해고에 나섰다. 초기 투자자들에겐 추가 자금 조달을 요청하며 파산보호신청을 막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쥴은 전 세계 직원의 30%를 해고할 방침이다. 약 400여명이 정리해고 대상이다. 인력 감축을 통해 운영 예산의 30~40%를 절감하는 게 목표다.

파산보호신청을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쥴이 정리해고에 나선 건 주요주주인 닉 프리츠커와 리아즈 발라니 등이 내놓은 긴급 구제 방안의 일환이다. 프리츠커는 하얏트호텔을 지은 가문의 상속자다. 발라니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둘다 2015년 쥴랩스가 설립된 뒤 초기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두 주주는 회사 운영비와 소송 비용을 감당하려 추가 자본 조달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 9월 말 3억~5억달러 규모의 대출금을 재융자(리파이낸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채무자들이 현금 보유량을 일정 수준까지 늘리라는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에 재융자를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앞서 몇 주 동안 월가 전문가들은 쥴이 파산할 거라고 예상했다. 미성년자 흡연 조장 혐의로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판매 금지 명령을 받아 존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쥴은 무료 샘플 등을 통해 미성년자에게 전자담배 소비를 촉진한 혐의를 받아왔다. 미국 33개 주 정부는 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쥴은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신 보상금 4억3850만달러(약 6050억원)를 납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FDA는 “쥴의 액상형 카트리지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쥴 전자담배에 대해 판매 금지 명령을 내렸다. 쥴의 항소로 미국 법원이 해당 명령에 제동을 걸면서 시장 퇴출 위기는 모면했다.

지금 닥친 위기를 넘겨도 이전처럼 경쟁사를 앞지르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쥴이 FDA에 발목이 잡히는 동안 담배제조업체가 앞다퉈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해서다. 말보로 제조업체인 알트리아그룹이 재팬 타바코와 지난달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신형 전자담배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최대 주주가 경쟁사와 손을 맞잡은 모습이다. 알트리아는 2019년 쥴랩스 지분의 35%를 128억달러(약 16조 8614억원)에 인수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그러나 잇따른 소송에 기업가치가 급락했고 알트리아도 쥴랩스 지분을 비용으로 상각했다. 전자담배 개발 프로젝트 대상도 쥴 대신 재팬토바코의 ‘플룸’으로 대체됐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