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별세한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폴 앨런의 소장품이 경매 하루 만에 15억달러(약 2조600억원·구매자 수수료 포함)어치 팔렸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 앨런 컬렉션 경매'를 주관한 뉴욕 크리스티는 단일 미술품 경매로는 역대 가장 큰 규모의 낙찰액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티 측은 9~10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경매의 총 낙찰액을 10억 달러(1조381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첫날 경매로만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판매된 작품은 전체 컬렉션 150여 점 중 60점으로, 5점의 작품이 1억 달러(1381억원) 이상의 가격에 각각 낙찰됐다.
특히, 빈센트 폴 세잔과 반 고흐, 조르주 쇠라 등 친숙한 거장들의 그림이 대거 포함됐고, 낙찰가는 해당 작가들의 자체 최고가 기록을 줄줄이 경신했다.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작품은 프랑스 점묘파 화가 조르주 쇠라의 1888년 작 '모델들, 군상(Les Poseuses)'으로, 1억4920만 달러(약 2000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쇠라의 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으로 기록됐다. 작가의 이전 최고가 기록과 비교하면 5배 수준에 이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폴 세잔의 1888~1890년 대표작 '생트 빅투아르산(La Montagne Sainte-Victoire)' 역시 1억3780만 달러(약 1900억원)에 낙찰돼 작가의 자체 기록을 깼다.
빈센트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가 있는 과수원(Verger avec cypres)'도 1억1720만 달러(약 1600억 원)에 낙찰돼 고흐 작품 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어 구스타프 클림트의 1903년 작 '자작나무 숲'은 1억460만 달러(약 1400억원), 폴 고갱의 '모성애2(Maternite II)'는 1억570만 달러(약 1455억원)의 낙찰가를 각각 기록했다.
이 밖에 조지아 오키프, 클로드 모네, 데이비드 호크니 등 작가들의 작품도 고가에 낙찰됐다.
현대미술 작품인 영국 루시안 프로이드의 '넓은 실내, W11(Large Interior, W11)'은 8600만 달러(약 1200억 원)에 낙찰됐고, 사진작가 에드워드 스타이컨의 1905년 작품 '플랫아이언' 또한 1180만 달러(약 162억원)에 낙찰돼 작가의 최고 기록을 깼다. 이는 크리스티 예상가의 4배 수준이다.
앨런의 나머지 소장품들은 둘째 날인 10일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경매 수익금은 앨런의 뜻에 따라 모두 자선사업에 기부된다.
그의 소장품들은 영국 런던 내셔널 갤러리와 왕립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에 전시됐으며, 2016~2017년 순회 전시에서도 대중들에게 공개된 바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