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L 3000원'은 안 넘었지만…"밀크플레이션 현실 될 것" 우려

입력 2022-11-10 12:39
수정 2022-11-13 12:46
국내 유업계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치즈에 이어 흰 우유 가격 인상에 나섰다. 우유 가격인상 움직임에 따라 우유가 들어가는 식품 전반의 물가가 따라 오르는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온다. 서울우유, 17일부터 가격 평균 6% 올린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원유가격 인상 등을 반영해 우유제품 가격을 오는 17일부터 평균 6% 인상한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흰 우유 1L 가격은 6.6% 오르게 된다. 대형마트 판매 가격은 2710원에서 2800원 후반대로 오를 예정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낙농진흥회 원유 기본가격 인상 결정과 누적된 원부자재 가격 상승분, 물류비와 제조경비 인상 등 비용 증가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경영·생산 효율화를 통해 원가 상승분을 상쇄하고자 노력했고,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해 인상 폭을 최소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앞서 우윳값이 상당히 뛰어 흰 우유 1L 가격이 3000원을 넘을 수 있단 예상도 나왔지만, 고물가 우려에 인상폭을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낙농진흥회는 지난 3일 원유 기본가격을 L당 49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올해는 원유가격 인상이 늦게 결정된 점을 고려, L당 3원씩 추가로 지급해 사실상 L당 52원이 오르게 됐다. 유업계 줄인상…매일유업도 17일부터 올린다
업계 1위 서울우유의 가격 인상으로 매일유업 등 다른 유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서울우유의 국내 우유 시장 점유율은 44.2%(지난해 기준)에 달한다.

매일유업도 오는 17일부터 대표제품인 900mL 흰 우유 출고가를 8% 올리기로 했다. 대형마트 제품 판매 가격은 200원가량 오른 2800원 후반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그동안 누적된 제조비용 인상분을 자체적으로 감내했지만 이번 원유가 인상 외에도 부재료비와 포장 자재비 증가, 물류비 등 부담에 불가피하게 제품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 동원F&B, 빙그레 등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900mL 제품 판매 가격을 3000원 이하가 되도록 출고가를 인상한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식품업계에선 원유연동제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주요 유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른 상황에서 추가 가격 인상 여파를 걱정하고 있다. 우유와 버터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 커피, 빵, 과자 등 식품 전반 물가를 높이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