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가 95조4376억원으로 1년 만에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의 진료비가 41조3829억원으로 전체 대비 43.4%를 차지했다. 반면 분만 건수는 전년 대비 4.3% 떨어진 26만1641건으로 조사돼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건강보험 통계로도 입증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9일 공동 발간한 ‘2021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료 부과액은 69조48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가구당 월평균 보험료도 2020년 11만4069원에서 지난해 12만2201원으로 8132원 올랐다. 1인당 월평균 보험료는 6만5211원으로 조사됐다.
가입 형태별로 구분해 보면 직장 가입자의 월 보험료 부담액은 지난해 12만4629원에서 13만3591원으로 8962원 증가했고, 지역 가입자의 부담료도 9만864원에서 9만7221원으로 6357원 늘었다. 2021년 건강보험 진료비(공단부담금+본인부담금)는 95조43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증가했다. 덩달아 공단이 부담하는 급여비도 71조5569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늘었다. 건강보험의 재정적 부담이 커진 것이다.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는 41조3829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3.4%였다. 금액으로는 2020년 37조6135억원에 비해 4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4년 만에 1.5배 증가한 수치다. 공단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20년 790만 명에서 지난해 832만 명으로 늘어난 결과로 분석했다.
지난해 연간 1인당 진료비가 500만원이 넘는 환자는 351만8000명으로 전체의 7.4%였지만, 진료비 총액은 48조8650억원으로 전체의 51.2%를 차지했다.
한편 출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분만 건수’는 2020년 27만3292건에서 2021년 26만1641건으로 전년 대비 1만1651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분만 기관 수도 덩달아 518개에서 487개로 전년에 비해 5.98%(31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