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환자, 동네의원 '상급병실 입원' 제한한다

입력 2022-11-09 18:01
수정 2022-11-10 02:15
앞으로 교통사고 환자가 한의원 등 소규모 의원의 호화 병실에 입원하는 경우 입원료가 제한 지급된다. 일부 의원이 예외 규정을 이용해 ‘나이롱 환자’(허위·과다 입원 환자)를 무분별하게 상급병실에 들인 탓에 심각한 보험금 누수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9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기준 개선안’을 오는 14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교통사고 입원 치료는 일반병실 사용이 원칙이지만, 그동안 전염병 등의 ‘치료 목적이 있는 경우’나 ‘일반병실이 없어 부득이한 경우’(7일 이내)에는 예외적으로 상급 병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 입원료 역시 병실 등급에 관계없이 자동차보험에서 전액 지급됐다. 상급 병실은 병원급 기준 1인실, 의원급 기준 1~3인실이다. 병실 입원료는 상급 병실이 하루 3만~40만원, 일반병실은 3만~4만원 수준이다.

이런 예외 규정 때문에 최근 소규모 의원에서 상급 병실 위주로 병실을 마련하고, 고액의 병실료를 청구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상급 병실 입원료 지급 규모는 2016년 15억원에서 2020년 110억원, 2021년 343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의 상급 병실 이용이 제한된다. 이번 개정안은 상급 병실을 이용할 수 있는 예외 조항으로 ‘치료 목적의 경우’는 현행 유지하지만, ‘일반 병실이 없어 부득이한 경우’는 병원급에만 적용하고 의원급에는 적용을 제외한다. 다만 환자의 희망에 따라 의원급 내 상급 병실에 입원할 경우 해당 의원의 일반 병실 기준으로 입원료가 지급된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이 의료법상 병원급은 입원, 의원급은 통원으로 운영하는 취지를 반영하고 자동차 보험금 누수 방지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