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원대' 반려동물 암치료비, 획기적으로 낮춘다…세계 첫 상용화

입력 2022-11-09 16:48
수정 2022-11-09 16:52


반려동물용 의료기기업체 아우라케어가 세계 최초로 반려동물용 방사선 암 치료기 상용화에 성공했다. 2025년 4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전세계 반려동물 암 치료시장에서 국내 벤처기업이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분석이다.

아우라케어는 반려동물용 방사선 암 치료기 ‘LEP300 V2.0’이 지난 4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방사선기기 신규생산허가를 받은데 이어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동물용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9일 밝혔다. 높은 에너지의 방사선을 쬐어 암세포를 파괴시키는 방사선 암치료기가 반려동물용으로 개발돼 실제 판매될 수 있도록 상용화 된 것은 이번에 세계 처음이다.

미국과 일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와 고양이의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그동안 국내와 해외에서 반려동물의 암 진단을 위한 별도의 단층촬영(CT) 장비는 있었지만 방사선 암치료기는 없어 인체용 장비를 빌려 써야했다. 문제는 막대한 비용이다. 인체용 장비는 대당 50억원이 넘는데다 설치에 필요한 가로 6m, 세로 7m, 높이 4m의 내부 공간이 있어야하고 이를 감싸는 약 2m두께의 콘크리트 차폐벽이 필요했다. 차폐 시설 설치비용만 10억원이 넘는다. 국내에서 인체용 방사선 암치료기로 반려동물 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물병원이 전국 4600여곳 중 단 2곳(서울·경남 양산) 뿐인 이유다.

경현태 아우라케어 대표는 “고가의 장비 때문에 반려동물 암치료비는 1000만원을 훌쩍 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일부 반려인들이 암치료를 포기하고 안락사시키거나 유기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라케어의 반려동물용 방사선 암 치료기는 대당 가격이 10억원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 자체 차폐기능을 갖고 있어 별도의 시설이 필요없다. 이 장비가 대중화되면 반려동물 암치료비도 크게 절감될 전망이다. 경 대표는 “제품 상용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외 수의대와 대형 동물병원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반려동물 암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중대형이상의 동물병원에서는 필수장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의료기술 전문매체 메드개짓에 따르면 전세계 반려동물 암치료시장은 2017년 2560억원에서 2025년 4600억원으로 연평균 7.7%성장이 예상된다. 전세계 반려동물 관련 시장 역시 2022년 350조원에서 2027년 420조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마취없이 촬영하는 동물용 X선 장비’사업도 준비 중이다. 반려동물은 X선 촬영을 위해 고정된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보통 마취를 하지만 이는 건강에 해롭다. 이 회사는 반려동물이 움직이는 순간에도 X선 촬영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에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2023년 개발을 완료해 2024년 판매가 목표다.

경 대표는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시작으로 3만개가 넘는 미국 동물병원 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국 동물병원으로 반려동물용 암치료기와 X선 장비 수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의 관계사인 신약개발업체 지엔티파마가 출시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개선제(치매치료제) ‘제다큐어’가 최근 인기를 끌면서 반려동물 관련 시장에서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 전세계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올해 350조원에서 2027년 420조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경 대표는 “방사선 관련 장비사업과 인공지능(AI)기반 의료데이터서비스사업을 통해 앞으로 반려동물 의료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며 “2026년까지 매출 800억원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