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취업자가 1년 전보다 67만7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고물가·고금리에 경기 둔화 압력이 높아지면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다섯 달째 둔화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1만8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7만7000명 증가했다. 이는 같은 달 기준으로 1999년(96만6000명) 이후 23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취업자 증가세는 지난해 3월 이후 20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나 최근 취업자 흐름을 보면 둔화 양상이 뚜렷하다.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 1월과 2월 100만명을 웃돌며 이례적인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5월(93만5000명) 이후로는 6월 84만1000명, 7월 82만6000명, 8월 80만7000명, 9월 70만7000명에 이어 10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46만명 늘면서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분 가운데 절반 이상인 67.9%가 60세 이상이었다.
반면 인구가 감소세인 40대에서는 취업자 수가 1만1000명 줄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에서 20만1000명 늘며 12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최근 제조업 생산이 감소세를 보이고 수출은 꺾이고 있으나, 경기 후행적인 고용은 호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숙박·음식점업에서는 15만3000명 늘어나며 동월 기준 2014년(15만4000명) 이후 최대 증가 폭을 나타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외부활동 등이 증가하며 6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업(12만1000명)에서도 취업자가 많이 늘었다. 도매·소매업(-6만명), 금융 및 보험업(-1만5000명) 등에서는 취업자 수가 줄었다.
취업 시간별로 보면 통상 전일제 근로자로 간주하는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가 137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279만4000명 감소했다. 반면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1429만9000명으로 345만9000명 급증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2년 7월 이후 동월 기준 가장 많다.
조사 주간에 대체공휴일이 포함된 영향과 함께 지난해보다 대외 활동이 늘면서 쉬는 사람도 많아진 영향이 있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73만8000명 증가했다. 반면 임시근로자는 8만5000명, 일용근로자는 8만명 각각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가운데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9만9000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6만7000명 각각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실업자 수는 69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5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2.4%로 0.4%포인트 감소했다. 집계 기준이 변경된 1999년 6월 이래 10월 기준으로 최저치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19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42만8000명 줄었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육아는 14만5000명 줄고 '쉬었음' 등에서도 9만7000명 줄었으나, 연로(2만4000명), 심신장애(2만2000명) 등에서는 증가했다.
구직단념자는 41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6만명 감소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취업자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증가 폭은 둔화했다"며 "계속 이런 흐름을 이어갈지는 금리, 물가, 환율 등 외부 요인이 많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