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멘터리(푸드와 다큐멘터리의 합성어)는 음식을 통해서 더 큰 세상을 이해하고 싶은 욕구를 채워줍니다. ‘먹방(음식을 먹는 방송)’만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운 지적 호기심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죠.”
지난달 20일부터 방영된 ‘푸드 크로니클’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자체 제작한 첫 번째 다큐멘터리다. 연출자 이욱정 PD(사진)는 음식 다큐의 의미를 식사 이상에서 찾았다. 그는 8일 “소박한 음식 안에도 여러 스토리와 인생의 질문이 녹아 있다”며 “이번 다큐의 ‘타코’ 편에서도 삶과 죽음에 대해 인류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이 PD가 운영하는 서울 회현동의 사회적협동조합 ‘요리인류 검벽돌집’에서 이뤄졌다.
이 PD는 국내에 음식 다큐를 정착시키고 발전시킨 선구자로 꼽힌다. KBS 교양국 다큐멘터리 PD로 일하며 2008년 ‘누들로드’를 선보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국수를 통해 실크로드와 동서 문명 교류의 수수께끼를 함께 다룬 작품으로 2009년 한국방송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2015년 ‘요리인류’ 다큐도 백상예술대상 TV교양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재직 시절 세계 3대 요리 학교인 ‘르 코르동 블루’ 유학을 자비로 다녀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퇴사한 이후에는 ‘마인드앳플레이’라는 제작사를 차렸다.
‘푸드 크로니클’은 매주 목요일 한 편씩 공개된다. 회차별로 만두 쌈 타코 피자 등 8가지 음식을 다룬다. 30여 개국을 돌아다니며 이들 음식 영상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번 다큐의 중요한 테마는 ‘인류를 홀린 음식들’이에요. 지구촌 곳곳에서 얼마나 많은 음식이 만들어졌겠어요. 그런데 이런 음식들처럼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게 없어요. 그 음식들에 담긴 매혹의 비밀을 살펴보는 작품입니다.”
그는 음식을 소재로 한 작품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에 일본 만화 ‘고독한 미식가’를 원작으로 한 한국판 드라마가 방영될 때 이 PD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고독한 미식가’도 동시 공개된다. 2024년엔 ‘누들로드 2’도 선보인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