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이젠 기술동맹…반도체·배터리·바이오·AI가 네 기둥"

입력 2022-11-08 18:30
수정 2022-11-09 00:14
“저는 한·미 관계에 낙관적입니다. 양국 관계는 안보를 바탕으로 무역으로 확대됐고 이제 반도체 등 첨단 기술과 우주 등 뉴 프런티어 기술까지 더해 총 네 개의 기둥을 중심으로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사진)는 7일(현지시간) “기술이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부터 삼성전자 북미법인의 대외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리퍼트 전 대사는 주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가 미국 뉴저지주 티넥에서 주최한 ‘30주년 한·미 통상 특별 경제 포럼’에 참석해 연설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한·미 양국은 안보 관계로 시작해 경제, 기술, 상업, 문화를 포함한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동맹으로 성장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국의 발전상을 가리키며 “미국의 한국전 참전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베팅”이라고 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양국 동맹은 안보와 경제라는 두 개 핵심 기둥으로 이뤄져 있다”며 “안보는 평화를 제공하고 경제적인 부분은 번영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와 무역 관계가 확대되면서 지식재산권 보호와 환경 등 이슈가 복잡해졌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양국은 더욱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한·미 FTA는 미국에도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에 이어 두 번째로 큰 FTA다.

리퍼트 전 대사는 “두 가지 새로운 영역이 양국과의 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첨단 반도체 △친환경 배터리 솔루션 △인공지능(AI)과 자율 로봇 △퀀텀컴퓨팅 △바이오테크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기술이다. 이런 기술이 공동의 보안 및 경제 성장을 보장하는 데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이들 분야 협력을 ‘전략적 경제 및 기술 파트너십’이라고 지칭하며 우선순위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새로운 프런티어 기술이다. 리퍼트 전 대사는 “우주, 에너지, 환경, 글로벌 보건, 4차 산업혁명, 사이버 문제 등에서 양국은 동맹을 극적으로 확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국 모두 깊은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고 함께 협력한 경험이 있어 상업적 실행을 성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1세기 동맹을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될 두 가지 핵심 영역에서 양국은 중요한 순간에 있다”며 “한·미 동맹은 지난 10~15년 동안 많은 도전을 견뎌냈고 이제 흥미진진한 새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공유한 민주주의와 법치의 가치가 유지되고 네 개의 기둥을 중심으로 관계가 확대 발전되는 데 기업인들이 더 열심히 뛰어달라고 주문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또 “한·미 동맹의 활기찬 시기에 삼성에서 일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삼성은 한·미 경제 및 무역 관계를 지원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하고 탄력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